똥독 올라 죽는 거 아닌가 하는 공포

어떻게 해도 해결되지 않는 변비

나도 평소에 변비가 자주 옴. 변비의 원인이라고 하면 항상 나열되는 교과서적인 내용이 있거든? 운동 부족, 섬유질 섭취 부족, 수분 섭취 부족 등... 다 너무 맞는 말이긴 한데, 진짜 변비가 세게 왔을 때는 뭘 해도 똥이 안 나와. 물을 엄청 마시고, 운동도 부지런히 해 봐도 진짜 안 나오는 시기엔 어떻게 해도 안 나오더라. 이러다 똥독 올라서 죽는 거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느껴질 정도야. 그럴 땐 변비약을 먹어야만 설사 형태로 잠깐 나왔다가 다시 못 보고, 이런 일이 반복되곤 함.

변비 해결을 위한 1순위 해결책

내 인생 통계에 의하면, 변비를 벗어나는 1순위 해결책은 바로 편안한 마음가짐이야. '아, 왜 안 나오지? 어떡하지?' 하고 너무 초조해하면 오히려 더, 더, 더 안 나오더라고.

근데 내가 살면서 유독 쾌변하던 시기들이 있었거든? 그 시기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 "그 시기에는 마음이 편했다." 마음이 편하면 똥이 잘 나와. 반면 긴장하거나 불안하면 똥이 안 나옴.

이게 내 경험에 의한 직관이고, 이론적으로 왜 그런 걸까를 좀 더 살펴봤음.

자율신경계와 똥의 상관관계

자율신경계란?

장운동은 자율신경계가 관장함. 자율신경계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신경들 모임이야. 예를 들어 물건을 들 때 우리는 몸을 구부리고, 물건을 집는 등 의식적으로 근육을 수축시키잖아? 이런 건 체성신경계라고 부름. 그런데 신경의 일부는 우리가 의식을 하건 안 하건 움직여야 하는 것들이 있어. 그런 신경들 모임을 자율신경계라고 함.

핵심은 부교감신경!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부교감신경으로 나뉨. 교감신경은 긴장하거나 급박한 상황일 때 활성화돼서 한꺼번에 긴장하고 반응해. 서로 "교감"하는 거지. 부교감신경은 반대로 몸을 쉬게 하고, 소화와 배변 같은 기능을 담당함.

우리가 불안하면 몸은 급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해서 장운동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을 멈추고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그래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장운동이 멈춘다고 볼 수 있음.

항문도 자율신경계 영향이 있다

그럴 때 있잖아. 분명 똥이 배 안에 잔뜩 찬 것 같은데 아무리 힘을 줘도 안 나올 때! 똥이 단단해서 그런 거라면 물과 식이섬유로 부드럽게 만들면 되는데,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도 안 나옴.

항문 괄약근에는 내괄약근, 외괄약근이 있어. 외괄약근체성신경으로 내가 조절할 수 있는데, 내괄약근자율신경으로 조절돼. 교감신경은 조이는 역할, 부교감신경은 똥을 눌 때 이완시키는 역할을 함. 그래서 마음이 불안하면 내괄약근이 조여져 똥길이 막힘. 여행 가서 볼일 못 보는 것도 이거 때문임.

똥을 못 누는 유형에 따른 변비 해결법

변비도 원인에 따라 해결법이 다름. 내가 총정리해 줌.

똥은 촉촉하게, 풍성하게 만들기

똥이 딱딱해지는 이유는 두 가지.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물수록 수분이 빠져서 딱딱해짐. 그리고 양이 적으면 장이 잘 안 움직여. 식이섬유를 먹으면 변의 양이 늘어나고, 변의를 더 잘 느낄 수 있음. 그래도 딱딱하면 수분 섭취 부족이니까 물을 많이 먹어야 함.

차전자피 가루를 물에 타 마시면 물을 머금어 크게 불어나서 변의 양도 늘고 부드러워짐. 효과 좋음.

천연 변비약, 푸룬 (말린 자두)

푸룬(말린 자두)은 섬유소도 많지만, 소르비톨이라는 성분이 장까지 내려가서 물을 끌어들여 변을 부드럽게 함. 장내 세균이 수용성 식이섬유를 발효하면서 가스와 단쇄지방산 같은 자극 물질을 만들어 장을 살살 자극함. 그래서 배가 꾸룩꾸룩하고 장이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변비 완화됨. 연구에서도 푸룬은 천연 완하제처럼 효과 있다고 돼 있음.

치질로 항문이 막힌 상태라면?

이게 진짜 골때리는 건데, 치질은 변비가 있으면 더 심해지고, 변비는 치질 때문에 더 심해짐. 나도 이 악순환에 빠져서 많이 고생함. 치질이 심하면 내괄약근이 부어 좁아지고, 통증 때문에 힘을 주기도 어려워서 배변이 더 힘들어짐. 그래서 먼저 통증·염증 완화가 우선임. 좌욕, 연고, 필요하면 진통제나 전문 치료를 병행하면서 부드러운 변 상태를 유지해야 악순환이 끊김.

결론

내가 처음부터 강조했듯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마음가짐임. 지금 당장 똥을 눠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셈. 나올 때 되면 나옴. 대신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차전자피나 푸룬 같은 걸로 부드러운 변을 준비해 두고 신경은 다른 데에 두자. 몸이 긴장하면 나오던 똥도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