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의 유산 상속과 관련한 경험담을 풀어 보려고 함. 이건 정보를 주기 위한 건 아니고, 경험담을 나누기 위한 거라 감정도 조금 실리고, 객관성이 부족할 수도 있음. 참고만 해 주시길 바람.
상속재산에 얽힌 복잡한 가족 관계
유산 상속 절차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
유산 상속 절차를 밟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세상엔 형제들끼리 "나는 괜찮으니 네가 좀 더 가져가라" 하는 따숩고 아름다운 장면만 있는 게 아님. 상속 절차 자체만큼이나 복잡한 게 그 상속을 둘러싼 가족관계임. 법정상속분, 그러니까 법적으로 "너는 유산의 얼만큼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건 이미 정해져 있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그렇게 딱딱 떨어지겠음. 보통 이런 문제들이 있음.
1. 가족관계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질서 같은 게 있음
상속 절차가 엄청 복잡하거든? 알아야 할 게 많아. 보통은 법무사에게 맡기긴 하지만, 형제들끼리 논의할 일은 당연히 생긴단 말야. 그리고 논의를 하다 보면 불합리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대표적인 게 "너는 기초생활수급자니까 그냥 다 받지 말고 이 정도만 받아라" 같은 말임. 그럴 땐 당연히 "법적으로 이러하니 그렇게 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의견을 정당하게 피력해서 반박하는 게 교과서적인 해결책이지 않음? 근데 실제로는, 분위기 때문에 가족관계에서 그렇게 법 운운하면서 의견을 낸다는 거 자체가 어려움.
의견이라는 걸 말하려면 일단 내가 알고 있는 게 있어야 하잖아. 그런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상속을 받게 되는 상황이라면 상속인들 나이도 많을 텐데, 그 나이에 법조계에 종사하는 게 아니고서야 법과 관련된 내용을 빠삭하게 알고 권리 주장을 한다는 게 어렵다고. 무슨 말을 하면 비판적으로 듣는 게 아니라 "그... 그런가?" 싶겠지.
그래서 결국 의견 조율이라는 게 상속인들의 서로에 대한 배려와 법적으로 보장된 정당한 권리 위에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그냥 그 가족관계 안에 만들어진 위계질서 비슷한 거에 휘둘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무언가 잘못된 것 같지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게 불편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거임.
2. 서로에 대해 너무 무지함
상속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나밖에 모르기 때문이야. 저 형제는 이 돈만 있어도 사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나에겐 이게 꼭 필요한 돈이라는 생각이 든다던가, 아니면 나는 부모님 살아생전 가까이서 살뜰히 보살폈는데 자기 살기 바쁘던 사람이 부모 돌아가시니까 이제 와서 효자였던 척을 하네 이런 불만들이 있을 수 있지. 법적으로 똑같이 나눠야 한다고 보장되어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 싶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생긴다니까? 자기 멋대로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써 와서는 은근슬쩍 도장만 찍으려는 사람이 있더라니까.
나의 경험담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어. 외할머니의 재산은 당연히 그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상속돼야 하는데, 그중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가구가 있었지. 그래서 재산 상속을 받고 나면 생계급여가 끊기는 건 아닐까, 그 가족도 형제들도 항상 걱정을 달고 살았어.
그런데 이때 그 형제들의 맏이자 목사인 부부가 이런 의견을 내게 돼. "쟤네는 어차피 돈이라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니 원래 받아야 하는 몫의 1/10만 주고, 나머지는 형제들끼리 나누자." 그러면서 뭐라고 덧붙였게? "힘든 일이 생기면 형제들이 뒤에서 십시일반 도와주면 되지 않느냐." 그렇게 주장했어. 어떻게 생각함?
누군가는 "그래, 기초생활수급자 끊기면 안 되니까 다 주는 건 안 되고, 그래도 챙겨 주려고 노력은 했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건 완전히 틀렸음. 지금은 내가 옆에서 난리를 쳐가지고 저 기초생활수급자 가족이 유산 상속도 온전히 받고, 수급자 자격도 안 끊기고, 본인 명의로 집도 사고 잘 살고 있거든? 이 사건이 내가 복지 블로그를 만들게 된 근본적인 계기이기도 한데, 그 얘기는 다음 편에서 더 구체적으로 풀게. 지금 새벽 4시라 일단 잠 좀 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