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비트, 도대체 뭐길래?

싸고 빠른 ‘가성비 공법’의 등장

우리 주변에 매끈하고 색깔도 화려한 외벽 가진 빌라나 상가들 있잖아. 그중 상당수가 드라이비트(Dryvit)로 마감됐을 확률 높아. 스티로폼 단열재를 외벽에 붙이고 그 위에 얇은 마감재를 바르는 방식이라서, 공사비는 싸고, 시공은 빠르고, 디자인 자유도도 꽤 높은 편임. 2000년대 초반엔 진짜 ‘대세 공법’이었음.

한때는 ‘유행템’이었던 이유

건축주 입장에선 예산 절감 + 초스피드 시공이라는 두 장점 무시 못 함. 은행 이자 부담 줄이고, 건물 빨리 완공해서 세 놓거나 팔 수 있었음. 외관도 그럴싸하니 “싸고 빠르고 예쁜” 삼박자 갖춘 공법처럼 보였던 거야.

드라이비트의 그림자, 우리가 놓친 것들

화재 위험, 생각보다 심각하다

밀양·제천 화재 이후 드라이비트의 화재 취약성 크게 문제 됨. 불연·준불연 단열재 의무화 시행됐지만, 예전 건물들은 여전히 위험함. 스티로폼이 열에 취약해서 불 붙으면 진짜 순식간임.

누수와 곰팡이, 숨어 있는 진짜 문제

사실 더 흔한 문제는 누수임. 구조상 물 빠지는 길이 거의 없음.

  1. 단열재의 함정: 스티로폼이 습기 흡수·배출 둘 다 어려움.
  2. 얇은 마감재: 햇빛·비바람에 노출되면 미세균열 생김.
  3. 빗물 침투: 작은 실금으로도 물 스며듦.
  4. 벽 내부 곰팡이: 갇힌 물은 곰팡이랑 누수로 이어짐.
  5. 창문·이음새: 누수 ‘핫스팟’ 되기 쉬움.

한마디로, 처음엔 예쁜데 뒤끝이 고생인 공법임.

우리 집이 드라이비트라면?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예방과 유지 관리가 답이다

정기 점검 + 균열 보수 + 창호 실리콘 점검만 해도 누수·곰팡이 대부분 예방 가능함. 이미 문제 생겼으면, 외벽 보수 → 단열재 교체 → 방수 처리 순으로 근본 수리 필요함.

드라이비트, 처음엔 싸고 빨랐지만 결국 관리와 예방 없으면 골칫덩이 됨. 우리 집이 해당되면 지금이라도 꼼꼼히 점검하는 게 좋음.

드라이비트 이름의 진짜 의미

사실 드라이비트(Dryvit)는 순수 기술명이 아님. 미국 Dryvit Systems라는 회사가 만든 외단열 마감 시스템(EIFS)의 브랜드명임. 한국에서는 이 브랜드명이 공법 이름처럼 굳어버려서, 실제로는 다른 자재 써도 그냥 드라이비트라 부름.

정식 기술명은 EIFS(Exterior Insulation and Finish System, 외단열 마감 공법)이고, 문제로 알려진 누수·곰팡이·화재 취약성은 브랜드와 상관없이 외단열 구조 자체에서 비롯된 거라 보면 됨.

방수액,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누수 생기면 기사님들이 방수액 뿌리기도 함. 이 방수액은 벽 표면이나 미세균열에 스며들어 물 흡수 억제 효과 있음. 비 맞을 때 표면에 물방울 맺혀 흘러내리게 하는 원리임.

한마디로 응급처치용임. 방수액만 믿으면 잠깐 괜찮아졌다가 비 몇 번 오면 다시 젖을 수 있음. 진짜 근본 수리는 외벽 일부를 뜯어서 단열재·실링까지 확인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