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마피아 게임을 하는 웹드라마임. 뭔지도 모르고 넷플릭스 첫 화면에 뜬 걸 호기심에 틀어봤는데, 카메라 움직임이나 캐릭터, 연기 같은 게 전부 약간 작은 스튜디오에서 만든 가벼운 웹드라마 느낌이었음. 근데 그게 매력이었음. 처음엔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대단한 일이 일어나겠어" 싶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서사가 점점 커지고 몰입감이 미쳤음. 완전 매력적인 시리즈였음.  

넷플릭스를 구독한 지는 꽤 됐지만, 새로운 볼거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본 적은 없었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그리고 <알 포인트>나 <여고괴담> 같은 옛날 공포영화, 가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정도? 그냥 코딩하면서 옆에 틀어놓을, 적당히 귀와 마음에 익숙한 배경 소음이 필요했을 뿐임. 그 장르로는 살짝 오싹한 긴장감이 있는 걸 좋아함. 그런데 짱구가 거기 왜 껴 있냐고?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전설을 부르는 춤을 춰라, 아미고!>는 공포 영화 못지않게 오싹하거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건 우영우 캐릭터랑 아기자기한 음악 조화가 너무 예뻐서 계속 보게 됨. 예외적으로 매력 있는 작품이었음. 

아무튼 공포 영화를 워낙 좋아하는데, 넷플릭스에서 '공포' 검색해도 새로 눈에 띄는 게 없었음. 그러다 문득 추천 시리즈에 뜬 게 <밤이 되었습니다>였지. 취향 저격 200%인 작품. 진짜 '아니, 이런 시리즈가 있는데 내가 이걸 2년 동안 모르고 지냈단 말이야?' 하면서 보는 내내 흥분했음. 심지어는 행복했음. 이렇게까지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 세상에 존재하고, 나는 이걸 오늘 하루 재밌게 볼 거라는 생각에 정말 많이 설렜음. 나는 단순히 '공포'가 아니라, '스릴러', '미스터리', '공포 게임' 등 세부적인 취향이 팔레트 색 섞이듯 다양하게 섞여 있었구나 하는 걸 이번에 깨달음. 최근에 <84제곱미터>랑 <트리거>도 봤는데, 몰입감은 <밤이 되었습니다>가 압승이었음. 

나는 이런 장르 취향을 가졌다 

나랑 영화 취향 비슷한 사람이라면, 아마 <밤이 되었습니다>를 미치도록 재밌어할 거임. 

<밤이 되었습니다>는 그런 내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한 시리즈였음.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아니고, LG유플러스가 만든 "STUDIO X+U"라는 스튜디오의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임.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음. 

이런 드라마/영화와 비슷함 (간접 스포 있음)

개인적으로 한국판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 같다고 생각함. 내가 <밤이 되었습니다> 보면서 제일 감탄한 건, 이 시리즈가 특정 장르에 갇혀 있지 않다는 거였음. 학교 폭력물? 공포 게임? 미스터리? 타임루프? 공상과학? 하나로 정의 불가. 필요하면 다른 장르를 자연스럽게 끌어와서 분위기 확장하는데, 전혀 조잡하지 않고 몰입감 최강. 작가가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쳤는데, 작품성 욕심 부리지 않아 더 매력적이었음. 원테이크 재즈 음반 같은 느낌이었음.

내가 보면서 떠올린 작품들:

눈여겨 봐야 할 장면들

수학여행 떠난 고등학생들. 초반엔 평범, 심지어는 지루해 보이다가, 첫 몰입 포인트는 마피아로 지목된 학생이 "처형" 당하는 장면이었음. 누가 죽이는 게 아니라, 본인이 갑자기 바닥에 머리 박는 식으로 스스로 처형함. 진짜 오싹함.

그리고 초반엔 별 거 없어 보이는 캐릭터들이 후반부 갈수록 존재감 급상승함. 초반부터 튀던 애들은 막판에 의외로 존재감 없음. 그래서 초반 평범한 애들 잘 봐야 더 재밌음. 

또, 불가사의한 장면도 있음. 외부 사람이나 갈매기조차 움직이지 않는 장면.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이 공간은 도대체 어디지?" 하면서 상상하며 보면 더 재밌음. 

나의 한줄평 

결말 알아도 재밌는 시리즈. 마피아 게임이라는 익숙한 설정 덕에 몰입도 쉽고, 캐릭터 연기나 스토리가 유독 눈에 띄진 않는데도 모든 요소가 카드 성처럼 아슬아슬하게 완벽히 조화됨. 한순간도 몰입 깨지지 않고, 나도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 진짜 재밌음. 꼭 보셈.